최근수정일 2016-06-07
입력시간 : 2012. 02.17. 00:00 |
다문화가정 뿌리에 자양분
수공예품 만들어 판매
주문물량 밀려 구슬땀
재봉틀 작업 가장 자신
가족같은 분위기 훈훈
"나무가 자랄수록 더 큰 뿌리를 내리는 것처럼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인생의 뿌리를 튼실히 내리기를 바랍니다."
다문화 가정 여성과 한국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지난해 탄생한 사회적 기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이하 나무).
다문화여성들의 솜씨로 수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16일 나무의 작업실이 위치한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창업지원센터는 대학교 등에서 들어온 주문물량을 맞추느라 바쁜 손을 놀렸다.
재봉틀은 2명이 움직였고 3명은 바느질을, 다른 한명은 한편에서 천을 재단했다.
나무는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에서 온 여성 6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이 물건을 제작·판매·홍보를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인시장에서 처음 창업한 뒤 어렵게 살림살이를 꾸려오다 지난해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았고, 사무실도 올해 초 이 곳으로 이사했다.
이국에서 온 이들은 처음 재봉틀 하나 돌리지 못한 사람들이었으나 디자인센터와 학원 등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일을 하나 하나씩 배우고 있다.
중국에서 온 맹진(49·여)씨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잡일만하다가 재봉틀을 처음 만졌을 때가 생각난다"며 "그때는 내가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에 정말 눈물나게 기뻤다"고 말했다. 지금은 재봉틀로 작업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자신있는 일이 됐다고 한다.
나무는 자제 제작한 상품들은 금남로 지하상가에 마련된 매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은 물론 개인·단체로부터 주문을 받아 물건을 납품하고 있다.
처음 사회적 기업이 됐을 때만해도 판매 방법을 몰라 고민했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방법도 알게 됐고, 납품 거래처도 많이 확보한 것. 이 때문에 매출이 서서히 오르면서 사회적기업 지정 유지를 위한 최저매출액 6천만원을 채우는 데 전혀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주문제작을 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 이곳 사람들은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본 출신 아즈미(52·여)씨는 "작년까지 12명의 직원들이 한데 어울려 제작했기 때문에 일을 수월하게 했지만 일감이 늘어난 요즘은 여기저기로 흩어져 식사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할 정도"라며 "초등학교 다니는 자식들과 저녁시간을 맞추기 위해 6시까지 맡은 일을 끝내려고 집중하고 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무 금남로매장은 이날 몇몇 손님들이 앉아 커피와 허브티, 녹차 등을 마시면서 물건을 구경했다.
매장을 관리하는 하디치(42·몽골·여)씨는 한국어로 또박또박 각 나라의 특색있는 물건과 인기 있는 물건을 소개했다.
하디치씨는 "한국어 실력이 좋지 않아 손님들이 올 때마다 긴장된다"며 "그래도 다 알아 듣고 우리가 만든 물건을 사가시는 손님들을 보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이 하는 일은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 외에도 노인복지센터나 초등학교 등을 방문해 재봉하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양용 나무 대표는 "처음에는 각기 다른나라에서 찾아와 어색하기도 했고, 기싸움도 대단했다"며 "지금은 가족처럼 지내면서 어려운 일은 서로 도와가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최근 주문 등 물량이 많이 늘어났지만 수작업으로 모든 일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에 한계가 많다"며 "재봉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우리와 함께 나무를 키워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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